[우당칼럼] 흉유성죽(胸有成竹)의 정신
우리는 우리를 만들어 가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며, 어떤 일을 위해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신으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해본다. 유비무한(有備無限)! 준비 없는 이룸은 없는 것이며, 아무 노력도 없이 가지려는 것은 죄가 되어 세상에서도 버림을 받는다. “노력 끝에 성공” 말씀 속에 답이 있다.
수신제가(修身齊家) 후 치국(治國)하면 평천하(平天下)를 이룬다는 말처럼 먼저는 자신을 가다듬고 자신의 바른 도를 따라 가정을 다스리는 군자의 기질을 가져야 한다. 동양에서 사군자라 하면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이다. 이중 푸루름과 지조와 굳은 절개로 한 마음을 가진 대나무에 대한 이야기로 주제를 삼아보고자 한다.
문동(文同)은 오늘도 어김없이 자기 집 대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그가 줄곧 심어온 대나무 이기도 하지만, 대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익혀 둘 것이 많았다. 댓잎이 우거지는 법, 가지를 쳐가는 상태, 죽순(竹筍)이 자라는 것, 줄기와 마디와 가지와의 관계 등을 자세히 보면서 관찰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렇게 죽림(竹林)에서의 일과를 마치면 집에 돌아와 종이를 펼쳐 대나무 그림을 그렸다. 눈에 익히고 마음에 담아둔 대나무를 그려 나가는 것을 곁에서 보면 그림의 필치가 살아 움직이는 듯 했다.
어느새 세인(世人)들은 그의 그림에 대해 절찬을 아끼지 아니했다. “문동의 그림은 천하의 일품이야!” 사방 팔방에서 격찬하며 먼 길을 마다하고 그를 찾아왔다.
하루는 당대의 문학자 조보지(晁補之)가 찾아왔다. 문동은 친구인 그를 맞아 죽림(竹林)으로 안내했다. 대나무 향기 은은한 그곳에서 차를 마시면서 한담을 나누거나, 문동이 즉석에서 대나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기를 좋아했다.
젊은이 가운데서 문동에게서 그림을 배우기를 소원해서 조보지를 찾아와 자문을 구하면 “문동이 대를 그리고자 마음을 먹을 때, 이미 그의 가슴에는 완성된 대나무가 있었네” 라고 말해주었다
문동은 오래 대나무를 관찰하면서 평소에 그의 마음속에 성죽을 담아두고 있었기에 언제라도 대를 그릴수가 있는 준비가 되어 있었던 셈이었다. 붓을 드는 순간 일필휘지(一筆揮之)의 박진감 있는 대나무 그림이 쓱쓱 화선지에 담아지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그림이나 좋은 글을 남기고 싶어도 준비 없이 그냥 되는 것은 없음을 말하는 네 글자가 흉유성죽(胸有成竹) 이다.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생각을 담았던 군자들 또한 오랫동안의 자신을 갈고 닦은 후에 얻어지는 도통의 경지를 갖는 것은 수많은 생각과 의지와 인내로 단련된 거룩한 정신을 통해 자신을 만들어가야 함을 말한다. 성죽(成竹) 이 우리 마음속에 살아있어 그 푸르고 지조 넘치는 대나무가 내 마음과 하나되어야만 살아 움직이는 성죽도(成竹圖)가 화선지에 담겨지는 것이다.
세상 일도 노력 없이 되는 일이 어디 하나라도 있던가? 갈고 닦고 혼신의 힘을 다 해야만 얻어지는 것은 매사가 쉬운 것이 하나도 없고 거저 주어지는 공짜가 없으니 잔꾀부리지 말고 불로소득 좋아하지 말고 정도를 걸어가라는 말이다. 노력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결과만이 복으로 화하여 자신을 지킬 수가 있음을 오늘 흉유성죽을 통하여 깨달아가는 독자들이 되시길 빌어본다.
성죽 즉 살아 움직이는 대나무가 내 마음속에 자라고, 노력 후에 얻어지는 지혜로 일필휘지의 힘을 발하여 성죽도(成竹圖)(살아 움직이는 대나무 그림)가 완성되는 것이며, 이런 정신이 나를 성장시키고 종국(從國)에는 인생길에서 가장 좋은 호시절(好時節)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